영/혼 / 의 / 편 / 지

           개인적으로 들려주시는 음성

  2019년 11월 1일(310호)                

 저는 몇 년 전, 유난히 진이 빠지는 모임을 마친 후 차에 올라탔습니다.

교회 주차장을 나가는 길로 달리고 있는데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곁눈으로 누군가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1초도 안 되는 그 순간에 저는 하나님의 인도라는 감을 얻었습니다.

방금 지나쳐 온 그 사람에게 가서 뭔가 도움을 주라는 인도였습니다.

 저의 첫 반응은 '왜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반응은 '왜 하필 접니까?'였습니다.

그 날 이미 저는 연구하고 설교 준비하고 사람들과 상담하고 모임을 인도했으니 말입니다. 이젠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이 보내신 그 작은 인도에 순종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하지만 성령님이 계속 강권하셨습니다. 입구 표지판까지 왔을 때 결국 저는 영적으로 너무 초조해서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군. 피곤하고 왜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지만, 불순종하는 게 차를 돌려서 순종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되는 걸."

 그래서 저는 입구로 가는 도로 쪽으로 차를 돌려 그 사람 옆쪽에 차를 댔습니다.

그리고 차 유리 창문을 내리고 어색해 하며 말했습니다.

"혹시 제가 도와 드릴 일이 있나요? 제 차로 차 있는 곳까지 모셔다 드릴까요?"

 그 여자분은 기쁘게 저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저녁 게시판에 보니 교회 사무실에 행정 업무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고지가 나왔던데,

하나님이 저에게 그 자리에 지원해 보라고 인도하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는 그 문제를 짧게 의논한 다음, 각자 자기 차를 타고 헤어졌습니다.

별로 도움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것 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떻게 저의 삶과 사역에 영향을 미칠지,

그 날 밤만 해도 전혀 몰랐습니다.

결국 그녀는 우리 사역진에 합류해 10년 가까이 신실하게 섬겼습니다.

제가 그 인도에 훈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 하나님께 묻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