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편지

                                                                                                                     불만

                                                                                                                                                                                                           2020년 8월 19일(385호)

 화는 일종의 불만 표출이다.

이 불만은 상당 부분 자기 존재와 그 존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불만과 잇대어 있다.

사회가 원래 그런 모순 덩어리이건, 스스로가 그렇게 여길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건,

어찌되었건 현재 자기 모습과 상황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불만, 말 그대로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좋았던 그 시절을 생각하거나 좋아질 어떤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결단코 쉽지 않음을 우리의 현실은 냉혹하리만치 무섭게 알게 한다. 그래서 화가나는 것이다.

 결국 화를 낸다는 것은 좋았던 과거로, 혹은 꿈에 그리는 미래로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적 좌절에 대한 예측에 기인한 불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화는 불안한 현실에 무너지는 마음의 표출이다. 그래서 화가 형성된다는 것은 현재의 나와 내가 속한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일컫는다.

가치도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그래서 쓰레기 같은 현실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현재의 자기와 자기가 속한 상황을 쓰레기로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한 깊은 부정을 갖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불안을 갖기는 하지만 더욱 불안이 증가될 수밖에 없는 것은

첫째, 스스로의 자기구조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어떤 만족스러웠던 과거로의 회귀를 망상 가운데 좇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래에 대한 염원과 환상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란 너무 힘들고 더딘 것임을 알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기에 화라는 것은 과거에 대해서도, 현재에 대해서도,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이상억, 화풀이 신앙여정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