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의 / 편 / 지

             '그 빛' :  발광과 반사 

                                                                                                                                                                                                                                                                                                                                    2020년 6월 26일(372호)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하신 말씀을 대할 때,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갖습니다.

"정말 우리가 빛일 수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인공적인 불빛을 모두 배제했을 때, 세상에 어둠이 내리면 지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빛은 하늘에 있습니다.

그것은 달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밝은 달빛이 비치는 지역은 미국의 콜로라도라고 합니다.

고지대이고 공기가 맑아서,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밤이면 강 위에 배를 띄우고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밝은 빛입니까?

지구와 달의 거리는 363,300 킬로미터부터 405,500 킬로미터의 범위에서 궤도상 위치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우리가 흔히 지구와 달의 거리를 384,400 킬로미터하고 하는데, 이것은 이처럼 유동적인 거리의 평균을 산출한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달이 반사하여 비치는 빛으로 책을 읽은 수 있을 정도라니 그 빛의 세기가 놀랍지 않습니까?

 그러나 달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것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가 아니라 그 빛을 받아 단지 반사하기만 하는 암체일 뿐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빛이라고 할지라도,

그 빛은 우리 안에 자연적으로 담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온 것을 받아서 비춘다는 점에서,

우리는 발광체가 아니라 암체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표면에 태양빛이 비추어 반사될 뿐인 거울이나 달의 빛과 달리,

우리가 비추는 빛은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의 단단한 자아의 껍질을 깨뜨려 우리의 지성 속으로 파고 들어와 마음속에 사랑의 불을 지핀 결과라는 측면에서

암체에 비유하는 것도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비추는 빛은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뿜어져 나오는 것이기는 하나 우리 안에서 저절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비춰 주신 진리의 빛을 받음으로써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의 복음으로 말미암아 변화되어 교리와 지식의 말슴으로 사상의 체계를 갖추었다 할지라도,

또한 성령의 은혜로써 우리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사랑 안에서 순종의 삶을 살게 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우리 안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덕 입은 결과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빛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결코 빛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대한 의존을 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마치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모든 만물에 자연법칙을 부여하셨으나,

우주 만물이 하나님 없이 법칙에 의존하게 하지 아니하시고,

그 법칙이 당신을 의존하게 하여 그 안에서 만물을 친히 유지하고 계신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마치 하나님 자신이 인간의 모든 거룩한 성향들의 원인이시나, 그것들이 하나님 없이 인간의 마음의 작용과 삶을 주관하게 하지 않으시고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심으로써 인간의 의지의 작용 안에서 인간을 다스려 가시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 김남준, 그리스도인이 빛으로 산다는 것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