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의 / 편 / 지

            어둠속으로 들어가다

                                                                                                                                                                                                                                                                                                                                     2020년 1월 31일(333호)               

 예일 대학의 철학 교수인 니콜라스 윌터스토프는 몇 년 전 등반 사고로 장성한 아들을 잃었다.

그는 당시에 경험한 슬픔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일기에 적어두었는데,

나중에 그것을 모아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했다.

그는 고통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진술하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흐느낌이 깊어지다보면, 다른 데서는 보이지 않던 빛이 나타난다.

그것은 용기의 빛, 사랑의 빛, 깨달음의 빛, 무욕의 빛, 믿음의 빛이다.

그 빛 속에서 우리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발견한다.

고통의 깊은 계곡을 지날 때, 절망과 쓰라림이 생긴다.

그러나 거기서 우리의 성품도 다져진다. 고통의 계곡은 곧 영혼을 빚는 계곡이기도 하다."

 상실을 겪고 나면 우리가 이전보다 불행해진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상실을 겪었을 때 우리가 불행해지느냐는 문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철저하게 예속당하는 껍데기분인 자아만 남을 때까지 상실에 짓눌리는 경우도 순전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상실은 우리를 이전보다 성장한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어둠 속을 지날 때 우리는 여전히 빛을 발견할 수 있다.

죽음을 경험했을 때 우리는 삶을 찾아낼 수 있다. 오직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선택을 내리는 일은 무척 힘들다. 또 기껏 내렸다는 선택이 지나치게 성급했거나

지나치게 안이하게 반응한 결과여서 예상을 뒤엎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럴지라도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선택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를 에워싼 외연의 세계가 아무리 놀라워도, 또는 반대로 제아무리 끔찍하다고 해도,

그 상황에서 우리가 자신의 영혼에 관심을 집중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는 삶이라는 것에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아주 다양한 국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눈에 보이는 외연적인 세상이 아니라 내면의 세상을 발견한다는 말이다.

영혼에 대한 그런 관심은 자신에 대한 지나친 몰입을 야기하지 않는다.

설사 그런 자기 몰입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영혼에 대한 관심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리도록 우리등을 떠밀 뿐만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보다 긍휼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만든다.

그것은 이전에는 기대하지 못했던 우리의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 제럴드 싯처, 하나님 앞에서 울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