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이 가까운 어느 날,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로부터 구원해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모인 모든 사람들을 보아하니 족히 2만 명은 될 거 같았고, 이 많은 사람들을 먹일 양식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당황해하는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한 어린아이가 드린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감사기도를 하신 후, 사람들을 먹이셨어요. 그러자, 그곳의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배불리 먹고도 열두 개의 바구니가 남는 아주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어요. 

  예수님은 돌로 떡을 만드실 수도 있고 하늘에서 맛난 것도 내려주실 수 있는데 왜 어린아이의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사용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비록 연약한 우리이지만, 하나님께 감사하며 올려드리는 작은 정성을 하나님은 기뻐하시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아직 우리를 기다려주시고 우리를 사용하셔서 일하시는 것을 아주 많이 기뻐하세요. 우리 친구들 중,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한 사람은 바로 이러한 어린아이와 같은 친구에요. 우리 친구들이 우리를 돌봐주시는 하나님께 기쁨으로 작은 정성을 올려드리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께 믿음으로 응답하는 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 안드레와 빌립이 한 말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빌립아,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주님은 왜 빌립에게 물으셨을까요? 합리적이고 똑똑하고 또 현실적인 사람인데다, 지금 사람들이 모인 뱃새다 출신의 빌립이 대답합니다.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눠준다고 해도 이천만원 어치가 모자라겠습니다.” 같은 뱃새다 출신 제자 안드레가 와서 예수님께 말씀했습니다. “주님, 여기 한 아이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 이 두 사람의 말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셈이 빨랐습니다. 이해타산이 빠릅니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믿음이 약했습니다. 현실적 계산은 빠른데 믿음에는 약했습니다. 예수님은 이제 하실 일을 다 알고 계셨지만, 이 제자들의 마음을 보고자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이들의 믿음을 시험하신 것입니다. 제자들 눈에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주님이 계시면 달라지는 것입니다. 제자들의 눈으로는 안 되지만 주님이 계시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이 이렇게 배불리 먹이시면서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시고자 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아니하는도다”(요 6:35-36). 주님이 바로 ‘생명의 떡’이라는 것입니다. 이 떡은 썩지 않는 떡이요 영원히 생명을 얻도록 하는 떡인 것입니다. 광야의 풀밭에 앉아 먹는 육신의 떡을 통하여 이제는 영생의 자리로 인도하는 생명의 떡을 먹으라 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주님을 영접하고 믿는 우리의 믿음을 귀히 여기신다고 했습니다. 비록 겨자씨 한 알만한 작은 믿음일지라도 하나님 나라가 시작되면 공중의 새들이 깃들여질 만큼이나 큰 나무가 되고 큰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믿음의 심령으로 주님께 드린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이 오병이어의 사건에서 그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성의 능력을 억제하고 과학과 산술의 능력을 소홀히 여기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능력을 은사로 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헌신하는 자의 믿음을 보시고 그러한 은사들을 쓰셔서 놀라운 일을 이루십니다. 중요한 건 믿음입니다. 주님을 수단이나 아니라 목적으로 둘 때, 이 땅에서의 생명의 길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입니다. 해답도 해결도 주님께 있습니다. 사랑과 위로, 영원한 소망이신 주님께서 이루시고 열어주시는 길, 그 길이 우리 모두에게 열리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