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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2019년 6월 28일(274호)                     

 16년 전쯤 빌 고다드(Bill Gothard)의 '품성개발세미나'(Basic Life Principles)에 참석했을 때 하나님은 온유함을 달라는 나의 간구에 깨달음을 주셨다.

세미나에 참석한 1,000명 정도의 사람들은 대형 화면에서 강사가 전하는 말을 열심히 받아 적고 있었다.

강사가 베드로전서 3장 3-5절을 언급하자 갑자기 귀가 솔깃했다.

'대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마침내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하시는구나!'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은 두려움이 없는 마음입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모두가 조용한 가운데 혼자서 "할렐루야!"하고 외쳤다.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상관없었다. 그동안 하나님이 나에게 행하신 일이 바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기도했던 온유하고 안정된 심령이 편안한 마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걱정없는 마음이라는 생각도 미처 하지 못했다.

그런데 하나님이 내게 하신 일을 생각하고 성령의 깊은 변화를 경험하니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온유하고 안정된 심령을 달라고 기도하면 성령께서 내 성격을 바꿔 주시리라 생각했다. 내가 존경하는 상냥하고 온순한 여성처럼 바뀔 줄 알았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서든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여성, "할렐루야"라고 외쳐서 조용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는 여성,

쉽게 화를 내지 않고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하지 않는 여성, 항상 정갈한 매무새를 유지하고 밥 먹을 때 음식을 옷에 흘리지 않는 여성 말이다.

 하나님이 과연 내 기도에 응답하실지 내 친구들조차도 의심했다.

"하나님은 지금 모습 그대로 너를 만드셨어."

옷에 흘린 샐러드 드레싱을 닦는 내게 친구들이 말했다.

"하나님은 너한테 전혀 다른 사람이 되라고 하시지 않을 거야."

그들의 말이 맞다. 하나님은 매우 창조적인 분이다. 천편일률적인 것을 지양하며 다양성을 좋아하신다.

성령을 통해 우리의 기질을 다듬고 진정시키는 데 관심을 갖고 계신다.

똑같은 교회 집사들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 일할 사람들을 키우신다.

 걸걸한 내 목소리에 놀랐던 사람들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강의에 집중했다.

그렇지만 나는 집중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이 무엇을 구하는지 몰랐던 내 간구에 응답하셨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벅찼다.

베다니의 마르다처럼 나는 삶의 대부분을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며"(눅10:41) 보냈다.

 마르다와 마찬가지로 내게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기도했다. 부엌일을 도울 손길, 삶을 효과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

나를 지금의 나와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무언가를 달라고 간구했다.

그러나 지혜의 하나님은 나와 마르다에게 필요했던 그것을 주셨다.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다.

하나님은 내 '품성'을 바꾸신 것이 아니라 '나'를 바꾸셨다. 

하나님은 내 '입'을 다물게 하신 것이 아니라 내 '영혼'을 잠재우셨다.

- 조안나 위버, 마리아의 영성갖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