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사회에서 나병은 가장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온 육체가 썩어 들어가는 병입니다. 육체적인 고통도 고통이지만 나병에 걸리면 모든 것에서부터 단절됩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나병환자와 접촉하는 것은 크게 부정한 일이었습니다. 공중의 위생을 위해서도 그러했고 공동체의 영적 건강을 위해서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나병환자가 예수님에게 나아 온 것입니다. 돌에 맞아 죽을 각오까지 하고 나온 것입니다.

그렇게 간절한 만큼이나 또 한 가지, 이 나병환자는 마음에 갖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깨끗케 하실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예수님께 생명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능력을 이렇게 저주 받은 자신에게 베푸실 마음이 있으신가 하는 것입니다. 그 말이 곧 ‘원하시면’ 이라는 것입니다. “충분한 능력이 있으심을 제가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를 고쳐주실 마음이 있으신지요?” 영어 성경에는 “if you are willing” 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답하시는 주님의 말씀이 참 좋습니다. 3절입니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이르시되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시니 즉시 그의 나병이 깨끗하여진지라.” “내가 원한다”(I am willing) 이것이 주님의 답입니다. 주님은 이 사람의 아픔을 아셨습니다. 또한 그 속에 있는 믿음을 아셨습니다. 지금 예수님 곁에 무리들이 놀라서 바라보고 있는데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나온 이 사람에게, “저 분이라면 나를 고쳐주실 수 있다” 하는 믿음이 있는 것을 보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기꺼이! 당연히! 내가 원하고말고!” 하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만으로 나병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손을 내밀어 그를 만지셨다고 했습니다. 나병환자에게 손을 대는 것은 부정한 일입니다. 위생적으로도 위험한 것이지만, 율법으로도 금지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굳이 손을 대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입니다. “이 질병으로 인하여 그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느냐, 홀로 꾹꾹 눌러 참으며 살아왔던 인생 얼마나 힘들었느냐, ‘주여 원하시면’ 이라고 하였느냐, 그래, 내가 원한다. 나는 네가 그 고통에서 풀려나서 자유롭게 되기를 원한다. 치유되어 강건하게 살기를 원한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선포하셨습니다. 그러자 즉시 나병이 깨끗하여 졌다고 했습니다.

  겸손하고 정직한 심령으로 볼 때, 우리 인간은 모두가 ‘영적인 나병환자’라 할 수 있습니다. 저주의 질병이요 불치의 병이요 다른 사람을 전염시키는 악종의 병입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우리가 깨끗해지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나병환자처럼 주님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면의 허울과 욕망의 사슬과 세속의 장애물을 모두 깨치고 주님께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결심이 필요합니다.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주님께 아뢰는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주님,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그때, 주님의 대답입니다. “내가 기꺼이 원한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바다!”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주님은 손을 내밀어 우리를 만져주십니다. 성령으로 오셔서 여러분의 영혼을 만지시고 아픈 마음을 만지십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이 축복의 음성을 들으며 그 말씀의 성취가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주님은 육신의 질병 뿐 아니라 그의 영혼의 질병까지 고치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전인적 치유’라고 합니다. 주님의 치유는 그야말로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영혼에 이르기까지 고쳐주시는 것입니다. 4절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고 다만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한 예물을 드려 그들에게 입증하라 하시니라” 여기에서 왜 주님은 나병환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먼저 제사장에게 보이라고 하신 것일까요? 그의 몸이 고쳐진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영적인 회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영적으로 단절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제사장에게 가서 정식으로 깨끗해진 인정을 받고, 공동체에서의 예배를 회복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주님은 언제나 사람들의 믿음을 주목하여 보셨습니다. 나병환자의 병을 고치실 때 예수님의 능력에 대한 확신, 그것을 보셨습니다. 주님이 사람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믿음인 것입니다. “주님 저를 사랑하는 것이 맞습니까? 주님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의 깨끗함을 내가 원한다. 나의 간절한 소원이 그것이다. 깨끗함을 받으라!” 이 답변을 들으시며, 심령과 육신이 깨끗이 치유되고, 믿음이 온전히 회복되는 역사가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