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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2020년 4월 10일(351호)               

 예수님의 십자가를 그린 많은 그림 가운데

나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두 손을 받치고 뒤에 선 하나님이 함께 묘사된 그림을 참 좋아합니다.

이 그림에서 나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할 때 성부 하나님 역시 아들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얼굴 사이에는 비둘기로 상징되는 '성령 하나님'이 고통 속에 있는 아버지와 아들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예수님을 결코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부 하나님이 아들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성부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겪은 아들의 고통과 무관하게 저 하늘에 홀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아들과 함께 십자가를 붙잡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피의 희생 없이도 죄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의 잘못을 용서할 때 그 책임을 엄격하게 따져 묻지 않습니다.

문제는 죄가 세상에 가져온 고통과 죽음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준 것은 세상의 죄에 대한 책임을 아들에게 대신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죄가 가져온 부정적인 결과로서 모든 곹오과 죽음을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대신 감당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은 세상의 죄악과 그 결과로 빚어진 고통과 죽음에 대한 책임을 세상에 묻지 않고

스스로 감당하기로 결정하셨던 것입니다.

 신비롭게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세상의 죄와 그 결과로 인한 고통과 죽음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원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말씀이 육신이 되는 성육신 사건이 그 절정에 도달했습니다.

성육신의 진리는 하나님이 세상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뿐 아니라,

세상이 하나님의 존재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물리적 조건뿐 아니라 죄와 고통과 죽음마저 자신의 존재의 일부로 만듦으로써

성육신의 긴 여정을 완성하셨습니다.

- 김정형, 예수님의 눈물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