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만찬과 감사” (마 26:26-30)

   오늘 우리는 성만찬을 중심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계절에 따라서 일 년에 네 차례 이와 같은 성만찬 예식을 중심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새해 첫 주일에, 고난주간의 성금요일에, 하절기 중에 한번, 그리고 10월 첫째 주일인 ‘세계 성만찬 주일’에 행합니다.
   이렇게 우리 교회를 위시한 대부분의 개신교회에서는 성만찬 예식을 일 년에 네 번 행하고 있습니다만, 원래 초대교회 때에는 매 주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 행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중세기 이후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아예 ‘예배’란 말 대신에 ‘미사’란 말을 쓰면서, ‘성만찬 자체’를 미사의 중심된 내용으로 삼고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매 주일 성찬을 행하였던 초대교회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초대교회의 예배를 살펴보면, 성만찬 외에 또 하나의 요소가 강조되고 있었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다름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사역’―바로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선포하며 증거하는 것―다시 말해서 ‘말씀의 선포’였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만찬’과 ‘말씀의 선포’―이 두 요소가 초대교회 예배의 핵심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기독교회는 중세기를 거치는 동안, 로마 가톨릭교회에 의해서 ‘성만찬의 요소’만이 ‘미사’라는 이름으로 특히 강조되어 왔던 것입니다.  이것이 종교개혁을 통하여 예배 중의 ‘말씀 선포의 요소’가 다시금 강조되게 되었고, 따라서 지금 전 세계의 개신교회의 예배를 보면 바로 이 ‘말씀의 선포’가 중심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개신교회가 ‘말씀의 선포’를 중심한다고 해서 ‘성만찬의 요소’를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등한히 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종교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로마 가톨릭교회가 등한히 하였던 ‘말씀 선포’의 의미를 자연히 더 강조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성만찬의 요소’를 결코 가볍게 보지를 아니하였습니다.
   우리 장로교회를 위시한 모든 개혁교회를 일으켰던 존 칼빈 선생만 하더라도 ‘할 수만 있으면 모든 예배시간에 성찬예식을 행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매 주일 성만찬 예식을 행하자면 성만찬은 주님의 죽으심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예배당의 분위기를 무겁게 하고, 자연히 로마 가톨릭 교회처럼 예식과 의식적인 것을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예배에 있어서의 말씀의 선포와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요소가 어쩔 수 없이 약화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개신교의 예배는 부활을 중심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그 횟수를 줄여서 성만찬을 중심한 예배를 별도로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있어서도 칼빈 선생은 ‘적어도 일 년에 네 차례는 꼭 행하도록’ 당부를 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같이 읽으신 본문의 말씀에는, 우리 주님께서 성만찬 예식을 제정하시며, 친히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처음으로 이 성만찬 예식을 행하신 내용이 간략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성만찬 예식을 행함에 있어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다름이 아닌, 우리 주님께서는 과연 어떠한 자세로서 이 성만찬에 임하고 계신가 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도 성만찬 예식에 참예함에 있어서 바로 우리 주님께서 보여주신 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말씀을 여러분, 자세히 되새겨 보세요.  여러분은 성찬에 임해있는 우리 주님의 모습에서 무엇을 보실 수 있으십니까?

   우리는 오늘 본문말씀을 통하여, 바로 ‘감사’가 성만찬에 임하는 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예수님께서는 이 성만찬을 행하시면서 ‘감사기도’를 하셨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생애를 살펴보면, 항상 감사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과 땅, 공중에 날아다니는 새들, 들에 피어있는 꽃 한 송이를 보시면서도 하나님께 감사하셨고,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늘 감사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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