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돌아보소서” (막 4:35-41)

   오늘 같이 읽으신 본문말씀에서 우리는 한 폭의 그림을 그려볼 수가 있습니다.

   해가 저물어 어두워지고 있는데, 풍랑이 몹시 이는 바다 위에 조그만 배 하나가 파선 직전에서 시달리고 있습니다.  선원들은 돛을 내리고, 배의 키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배 안에 들어오는 물을 열심히 퍼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도는 갈수록 거세어지고 있고, 이제 지칠 대로 지친 선원들은 극도에 달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물론 오늘 본문의 말씀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갈릴리 바다의 이편에서 저편으로 건너가는 중에 만나게 된 풍랑의 모습입니다만, 우리는 이 풍랑 만난 배의 모습에서, 또한 불안에 떠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오늘 현대에 사는 우리들의 불안한 모습을 그대로 읽어볼 수가 있습니다.

   어느 역사학자는 말하기를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상에, 크던 작던 간에 분쟁과 전쟁의 총소리가 들리지 아니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우리는 뉴스를 통하여,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매일같이 울려 퍼지고 있는 분쟁의 아우성을 듣고 있지 않습니까?

   더구나 지금 우리나라의 형편은 갈수록 우리를 답답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여러분 모두가 지금 보고있고 겪고있는, 체감하는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