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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우박사의 유언(영혼의편지-102호)
관리자 2017-09-29 15:31:1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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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우박사의 유언

2017929(102)

 

축구시합을 하다가 공에 눈을 맞는 사고를 당한 후 맹인이 되었던 중학교 3학년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시골에 남아 있는 논을 팔아 수술비용을 마련해 장남의 수술을 힘겹게 마쳤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마친 후에도 소년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어느 주일, 소년은 의사로부터 재활의 길을 찾으라는 마지막 선고를 받게 됩니다. 면회를 온 어머니에게 의사는 당신의 아들은 맹인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털어 놓았습니다. 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8시간 후 그의 어머니는 뇌일혈로 쓰러져 돌아가십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18세의 누나가 고교를 중퇴하고 살림을 맡았고,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평화시장 의류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이런 생활을 몇 달 지속하던 누나는 심신이 지쳐 쓰려졌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 채 어머니 곁으로 떠나가게 됩니다. 의지할 곳 없었던 그 남자 아이는 아홉 살짜리 여동생과 열세 살짜리 남동생을 끌어안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결국 남동생은 친지의 소개로 철물점에서 먹고 자는 점원이 되었고, 여동생은 고아원으로 보내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맹인 재활 기관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절망적 상황 속에 놓여 있었던 그 남자 아이를 일으킨 것은 작은 시골 교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들었던 말씀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그는 대학에 진학하고 더 나아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일급 전문인이 되겠다는 큰 꿈을 꾸었습니다. 갈 곳이 없는 외로운 고아지만 언젠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성공적인 자녀 교육도 하리라는 큰 꿈을 가졌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이에게 부담이 되는 자신의 현실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눈 뜬 사람들까지 섬기고 봉사하는 삶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결국 그는 가난과 맹인이라는 편견을 뒤집고 야간학교와 검정고시를 거쳐 연세대학교 교육과에 들어가 전체 2등으로 졸업합니다.

그리고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심리학 석사, 교육 전공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최초의 맹인박사가 됩니다. 그가 바로 한국 최초의 시각 장애인 박사로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까지 지낸 강영우박사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고난 속에서도 주님을 보았고, 절망 속에서도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나의 실명은 장애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구이다.’ 그가 췌장암을 선고받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면서 남긴 편지가 교계 잡지에 실렸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 편지는 두고두고 읽히고 있습니다.

 

전쟁이 휩쓸고 가 폐허가 된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두 눈도, 부모도, 누나도 잃은 고아가 지금의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입니다. 실명으로 인하여 당시 중학생이라면 꿈도 못 꿨을 예쁜 누나의 팔짱을 끼고 걸을 수 있었고, 실명으로 인하여 열심히 공부해서 하나님의 도구로 살아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실명으로 인하여 책을 쓸 수 있었고, 세상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들도 만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마련해주신 아름다운 인연들로부터 받은 것이 너무 많아 봉사를 결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강연들도 하게 됐습니다.

두 눈을 잃고, 저는 한 평생을 살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몇 자 적어 봅니다. 시각 장애인의 아내로 살아 온 그 세월이 어찌 편했겠습니까? 힘들었죠? 아이들 키우고, 일을 하고, 가사를 돌보고, 바깥일에 바쁜 나를 위해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쓰던 당신. 매일매일 예쁜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뛰어 다니던 당신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 한쪽이 먹먹해 옵니다. 편안하게 앉아 식사하던 날보다, 운전하며 끼니를 때우던 때가 더 많았던 당신. 나를 위해, 우리 가정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항상 주기만 한 당신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좀 더 배려하지 못해서, 너무 많이 고생 시킨 것 같아서 미안하기만 합니다. 마음보다 머리로 먼저 생각하던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따뜻하게 품고 살아가는 당신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지난 50년간 늘 나를 위로해 주던 당신에게, 난 오늘도 이렇게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습니다. 아직도 봄날 반짝이는 햇살보다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당신을 난 가슴 한 가득 품고 떠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생략)

 

나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올립니다. 여러분들이 저로 인해 슬퍼하시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끝까지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렇게 하나, 둘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할 시간도 허락 받았습니다. 여러분으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 충만하고 은혜로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통촉하시오며 나의 길과 눕는 것을 감찰하시며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시편139:1-4)”

 

-‘강영우박사님의 유언기사 요약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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