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내용으로, 세례란 죄를 물로 씻는다는 의미입니다.

​죄 많은 인생들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 얼굴을 뵈옵는 길은 죄를 회개하고 죄 씻음 받는 길밖에 없는데, 이것을 공식화하는 예식이 바로 ‘세례’입니다.

​그런데 죄가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이 세례를 받기 위하여 공생애의 시작을 알리는 그 때에, 게다가 평생 예수님의 길을 준비한 세례요한에게 직접 찾아가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15절).

 ​

 “이제 허락하라!” 여기에 예수님의 뜻이 있습니다.

​세례요한이 세례를 베푼 요단강은 그저 흐르는 강물이 아닌 하나님의 강물, 은혜의 강물, 섭리의 강물입니다.

​이 인류구원의 강물 앞에서 어떠한 자신의 주장도 없이 그저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 말씀 속에는 “세상 죄를 지겠다”는 예수님의 굳은 결심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께서 ‘어린양’으로 죽겠다는 의지로, 이 세례는 예수님에게 ‘순종의 사건’인 것입니다.

 ​

 이렇듯,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제일 먼저 순종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황제의 길이 아닌 ‘어린양’으로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5).

​예수님의 사역은 자기 목숨을 내어주기로 작정하신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계속하여 낮아지고 낮아지어 하나님이 사람이 되는 것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사람이 죄인으로 낮아지어 다른 죄인의 죄를 짊어지고 이 죄 없는 죄인이 모든 죄인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이 ‘성육신’을 통하여 하나님의 의가 온전히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처럼 임하며 하늘로부터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17절).

​예수님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아들입니다.

‘기뻐하는’의 ‘유도케사’라는 헬라어는 시제가 초시간적으로, 영원 전부터 영원 후까지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는 “이 세상의 모든 슬픔을 지고 세상의 큰 기쁨이 되라”는 아들 예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 계획을 이루기 위하여 기뻐하는 아들을 죽음의 길로 보내는 슬픔의 예식을 치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의 슬픔과 세상의 아픔을 진정한 기쁨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세례를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기꺼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는 마음, 예수님의 세례 사건 속에는 바로 이 마음이 녹아있는 것입니다.

 ​

 성경 속에는 거대한 순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종은 사실 거대한 결심이 아닙니다.

​우리 삶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선택과 작은 결심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이루어진 순종입니다.

​말씀속의 세례요한의 순종. 예수님의 순종에서 우리는 내 자신의 순종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생각을 묵상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고 실천하며 나의 존재가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인생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